피아니스트 노예진이 지난 2018년 <하이든 피아노 소나타> 음반 발표 이후 3년 만에 리스트의 명곡들을 레코딩한 새 음반을 출시한다.
지난 음반에서 고전주의 대표 작곡가 하이든의 단정하고 깔끔한 피아노 음색을 들려주었다면, 이번 음반에서는 리스트의 고난도 비루투오조적인 테크닉과 심금을 울리는 아름다운 선율들을 들려준다.
수록곡 <노르마의 회상>은 리스트가 벨리니 오페라 <노르마>에 등장하는 아리아들을 선택해 편곡한 곡이다. 리스트의 천재성을 볼 수 있는 명곡임에도 불구하고 실황이나 음반으로 자주 접할 수 있는 곡은 아니었다. 기교적으로 너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연주자에게 대단한 에너지를 요구하는 곡이기 때문. 하지만 이 음반에서 노예진은 평소 본인이 가장 자신있게 연주할 수 있는 곡으로 꼽던 곡인만큼 지금까지 나와 있는 그 어떤 연주보다 독창적이고 탁월한 해석을 들려주고 있다.
<피아노 소나타 B단조>는 리스트 유일의 피아노 소나타로서 클래식 음악사에 한 획을 긋는 명곡이다. 30분 길이의 단일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 곡에서 리스트는 다섯 가지의 짧은 주제를 자유롭게 변형, 발전시키면서 곡 전반에 걸쳐 구조적 통일성을 가지도록 했다. 이 곡 역시 왠만한 피아니스트는 연주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기교적으로 어려운 데다 연주자에게 굉장한 집중력을 요한다. 노예진은 본 음반에서 세계적인 연주자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완벽에 가까운 기교와 자신만의 해석을 유감없이 들려주고 있다.
이 외에도 슈만의 곡을 편곡한 <헌정>과 <사랑의 꿈> 등 아름답고 익숙한 선율의 곡들도 수록되어 있다.
본 음반은 노예진의 엄청난 에너지와 뛰어난 음악성이 NCM Klassik 레이블 특유의 따뜻하고 풍성한 사운드와 절묘하게 어우러져 대단한 감동을 준다. 음반 전체가 리스트 만의 프로그램으로 녹음된 이런 고 퀄리티의 음반을 국내에서도 만날 수 있다는 점도 특히 반갑다.
이번 리사이틀은 음반 출시에 맞춰 펼쳐지는 무대다. 음반에 수록된 <노르마의 회상>, <사랑의 꿈> 외에도 <리스트 발라드 1번과 2번>, 등 주옥 같은 명곡들을 들려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