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거장들의 명연
최초 내한을 하는 이 시대의 피아노 거장 안드라스 쉬프와 명실상부하게 ‘살아있는 세계의 첼로 명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히는 미클로스 페레니가 꿈의 듀오 무대를 갖습니다.
2008년 2월 22일(금)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우리는 이 슈퍼 듀오의 꿈같은 무대를 만나게 됩니다.
한 사람은 헝가리에서 성자처럼 추앙받는 첼리스트로, 다른 한 사람은 영국 피아니스트로 각자 다른 길을 걸어왔지만, 이들은 헝가리인의 핏줄을 공유하고 있다는 공통분모로 인해 근래에 첼로와 피아노의 조합에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드림팀을 이루었습니다. 텔덱과 ECM 레이블에서 슈베르트와 베토벤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작품들을 녹음하고, 런던 위그모어 홀에서 대성황을 거둔 듀오 연주회 등을 통해 쉬프와 페레니 두 사람은 첼로 & 피아노 듀오 분야의 역사를 새롭게 써나가고 있습니다.
이미 음반 녹음을 통해 ‘거장들의 명연’으로 정평이 난 이들의 베토벤 첼로 소나타 연주를 이제 우리는 눈앞에서 직접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카잘스가 발탁했던 헝가리 첼로의 성자, 미클로스 페레니
많은 첼로 연주자와 팬들로부터 추앙받고 있는 위대한 첼리스트 미클로스 페레니는 15세의 어린 나이에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파블로 카잘스 국제 첼로 콩쿠르에서 입상하고, 당시 80세였던 거장 카잘스의 눈에 띄어 국제 음악계에서 커리어를 쌓기 시작한 경력의 소유자입니다.
전문 첼리스트들 사이에 ‘완벽 보잉’으로 소문난 페레니의 활 놀림은 활과 현이 만나는 접점에서의 대단한 컨트롤 능력 등이 언제나 경탄의 대상이 되어왔고, 고음에서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섬세한 소리결을, 그리고 저음에서는 향기롭고 일절 탁해지지 않는 사운드를 창조해냈습니다. 화려한 현대의 첼로 소리와는 조금 구분되는 차분하고 ‘중독성 있는’ 음색, 이른바 ‘페레니의 소리’로 불리는 첼로 사운드가 이렇게 해서 탄생했습니다. 더 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음색을 자랑하는 그는 여기에 덧붙여 악곡을 완벽하게 컨트롤하는 능력, 온화하게 모든 것을 말하는 표현력, 그리고 현대적인 날카로운 센스 등을 모두 갖춘 진정한 의미의 거장이라고 평가 받고 있습니다.
페레니는 같은 부다페스트 출신의 피아니스트 발라쥬 소콜라이의 피아노 반주로 이미 내한 연주회를 가진 바 있고, 세계 최대 규모의 첼로 페스티벌인 ‘크론베르크 아카데미 인 서울’을 통해 마스터클래스와 연주회로 한국 팬들을 만났습니다. 음악에서의 탁월함 외에도, 온화하고 따뜻한 인품으로 연주장을 찾은 청중들과 마스터클래스에 참가한 음악도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준 바 있습니다.
미클로스 페레니는 데즈 랑키와 함께 1979년에 헝가로톤 레이블에서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을 녹음한 일이 있습니다. 당시에도 명연주, 명반으로 찬사를 받았던 이 레코딩 이후, 그는 23년만인 지난 2002년에 이 소나타 전곡을 다시 녹음합니다. ECM 레이블에서 피아노 거장 안드라스 쉬프와 함께 한 이 전곡 녹음은 20여 년의 시간차를 둔 음향 기술의 눈부신 발전과 무르익고 원숙해진 페레니의 음악 세계, 거기에 피아노의 거인 안드라스 쉬프의 가세로 인해 ‘베토벤 첼로 소나타의 진정한 결정판’으로 세계 음악계의 격찬을 받았습니다.
고전시대 레퍼토리의 최고 해석자 안드라스 쉬프
우리나라를 최초로 방문, 첫 내한 피아노 독주회와 함께 미클로스 페레니와의 듀오 연주회도 가질 예정이어서 많은 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는 안드라스 쉬프는 헝가리 태생이지만 2001년 영국 국적을 취득한 피아니스트입니다. 그는 고전시대 레퍼토리의 최고 해석자로 오늘날의 피아노계를 이끌고 있습니다. 특히 글렌 굴드가 차지하고 있던 ‘바흐의 대가’라는 명성을 굴드 사후에 이어받으면서 「뉴욕 타임즈」로부터 ‘오늘날의 세계 클래식 음악계를 통틀어도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쉬프가 연주하는 바흐보다 더 신뢰도 높은 연주는 없다!’라는 극찬을 받은 바 있습니다.
바흐뿐 아니라 대부분의 고전시대 레퍼토리에 있어서 쉬프는 많은 피아니스트들이 ‘교과서’로 삼는 연주자입니다. 현대의 피아니스트들에게서 넘쳐나는 다양한 개성은 듣는 이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나뉘지만, 쉬프의 연주는 이를 뛰어넘는 하나의 전범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미상 2회 수상, 그라모폰상 수상 등 국제 음악계의 유력 상을 다수 수상한 그는 2000년대에 와서 베토벤에 깊이 천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페레니와 함께한 2002년반 베토벤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전곡 녹음 외에도, 2004년부터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32곡을 작곡 연대순으로 연주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해서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일련의 시리즈 연주를 갖고 있습니다. 또한 이 전곡 사이클 연주 실황을 ECM 레이블이 8장의 CD에 담아 2009년까지 모두 발매하게 됩니다.
안드라스 쉬프는 베토벤이 작곡한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다섯 곡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베토벤이 작곡한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다섯 개의 소나타들은 간단히 말해서, 피아노 분야에서 32개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가 갖는 것과 같은 가치를 지닌다. 멋지고 젊고 패기만만한 베토벤의 모습이 Op.5의 소나타들에 담겨 있다. Op.69의 A장조 소나타는 베토벤의 생애 중기에 씌어졌고, Op.102의 멋진 두 작품은 베토벤 말년의 음악 스타일과 형태가 시작될 때쯤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것들은 실험적인 작품들이지만, 대단히 충만하고 내실 있게 구체화되었다.”
이 듀오에 쏟아지는 전세계 언론의 격찬
페레니와 쉬프가 함께 들려주는 베토벤 연주에 대해 세계의 언론들은 호평 일색으로 두 사람의 음악 작업을 반기고 있습니다. 특히「워싱턴 포스트」는 2007년 4월 20일자에서 대니얼 긴스버스(Daniel Ginsberg)가 쓴 공연 리뷰를 통해 “미클로스 페레니와 안드라스 쉬프가 베토벤의 5개 첼로 소나타 가운데 3곡을 연주한 이 날의 공연은 철두철미하고, 소름 끼칠 만큼 감동적인 연주였다. 위대한 작곡가의 음악을 가지고 최상의 정수만을 너무나 훌륭하게 정제해서 뽑아낸 공연이다.” 라고 극찬하기도 했습니다.
미클로스 페레니와 안드라스 쉬프는 이번 듀오 콘서트에서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 2, 3, 4번과 ‘모차르트 <마술피리> 주제에 의한 12개의 변주곡’ 등 전곡 베토벤 작품으로만 프로그램을 꾸며, 우리나라 팬들이 이들에게 기대하는 최상의 레퍼토리로 우리를 찾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