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여러 작곡가들의 영감을 자극했다. 프로코피예프의 발레곡은 그 정점에 있다. 칼날처럼 날카롭고 키스처럼 부드럽게 음악으로 각색해낸 작품이다. 수석객원지휘자 티에리 피셔가 지휘하는 이날 프로그램은 만화경처럼 다채롭다. 바흐의 고딕 풍 작품 ‘토카타와 푸가’가 있고, 스트라빈스키가 2차 대전이라는 시대를 담아낸 ‘3악장의 교향곡’이 있다. 스트라빈스키 자신이 ‘연주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 바이올린 협주곡도 있다. 물론 바이올리니스트 빌데 프랑이 있는 한 연주에 아무 문제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