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마리아(1892-1944)는 3·1독립운동의 하나의 불씨였다. 동경유학생이었던 그녀는 평생 한 번 입은 기모노 속에 미농지에 쓴 2·8 독립선언서를 감추고 부산항으로 입국해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서울을 거쳐 황해도 이북에까지 독립선언문을 나르고 3·1독립 운동에 참여하여 체포되었다.
출옥 후에도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전국적이고 전 민족적인 규모의 여성독립운동 단체인 ‘대한민국애국부인회’를 조직하여 활동을 지속했다. ‘대한민국애국부인회’에는 적십자부와 결사부도 두어 다가오는 독립전쟁에 대비했다.
이후 대한민국임시정부 임시의정원에서 김구 선생과 함께 황해도의원으로 당선되어 활동하는가 하면, 미국유학 후 귀국한 후에도 신사참배 거부운동 등으로 민족 독립운동에 초지일관했다. 일제 말 많은 여성 지도자들이 ‘친일’의 길을 걸은 것과는 대조적으로 그녀는 여성이라는 자각과 대한인이라는 민족적 자각으로 수미일관한 것이다.
이러한 김마리아의 삶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시대와 역사에 대한 통찰력과 방향성을 제시해 준다. 이 음악회는 여성이라는 자각과 대한인이라는 자각 속에서 불꽃과 같이 살다간 그녀의 삶을 기념하고, 동시에 오늘을 사는 우리의 역사적 책임을 새로이 자각하게 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