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인, 너무나도 낭만적인
부천필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 연주의 그 세 번째 무대에서는, 임헌정의 지휘로 슈베르트 <교향곡 제5번>과 브루크너 <교향곡 제4번>이 연주된다. 슈베르트 <교향곡 제5번>은 슈베르트 특유의 풍부하고 아름다운 선율과 색채감 넘치는 화음을 지니며, 관현악이 표현할 수 있는 최상의 하모니와 고전적인 단아함 그리고 낭만적인 서정성의 정수를 보여준다. 특히 이 곡은 간결한 형식미를 가지며, 슈베르트의 교향곡 전체를 아울러 가장 슈베르트적인 개성이 깊게 스며들어있다고 볼 수 있다.
낭만주의 음악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슈베르트의 음악은 주제, 강약, 음향 등에 있어서 낭만주의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슈베르트는 고전주의 교향곡 작곡가들이 즐겨 사용한 동기적 테마작업 대신에, 한 가지 선율이나 주제를 가지고 위치와 음색을 바꾸면서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는 방법을 많이 사용하였고, 이러한 형태의 진행방식은 훗날 브루크너에게 그대로 전승되었으며, 브루크너의 <교향곡 제4번>에서 잘 나타난다.
브루크너 <교향곡 제4번>은 그의 음악 인생 중에서 종래 스타일에서 이탈, 혹은 전환기가 된 작품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이 곡이 ‘낭만적’이라는 부제를 지닌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낭만주의 교향곡으로서, 밝은 울림에 의한 청량감과 명쾌한 형식미를 조화롭게 유지하기 때문에 일찍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연주회를 통해 연주회장을 찾은 관객들은 섬세하고 다이나믹한 연주로 정평이 나 있는 객원 악장 정준수와 지휘자 임헌정, 그리고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함께 만들어내는 가장 로맨틱하고 순수하며, 주옥같은 음악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