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이 음표가 되고, 음표가 미술을 그리는 특별한 순간!
화음쳄버오케스트라의 제30회 정기연주회
<화음 프로젝트 Op. 66 “Beyond Description” for Strings (2008)>가 미술작가 김범수와 작곡가 전상직의 새로운 작품과 함께 2008년 8월 11일 (월)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립니다.
‘화(畵)’+‘음(音)’. 장르의 경계를 넘어선 공감각적 교감의 현장! 화음 프로젝트
국내외 정상급 연주자로 구성, 다이나믹하고 열정적인 연주를 선보이며 한국의 대표적인 쳄버 오케스트라로 인정받고 있는 화음쳄버오케스트라는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미술(畵)과 음악(音)의 만남’이라는 독특한 컨셉트 아래 예술적 도전 정신이 돋보이는 음악회를 선보여 왔습니다. 2008년 화음쳄버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부터는 그 동안 화음쳄버오케스트라가 갤러리와 미술관을 중심으로 의욕적으로 펼쳐온 ‘화음 프로젝트’를 정기연주회에서도 선보이며 더욱 본격적으로 미술과 음악의 만남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화음 프로젝트’란, 갤러리와 미술관에 전시될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8분 내외의 실내악곡을 전시회가 오픈하였을 때 해당 전시 공간에서 연주하는 프로젝트를 말합니다.
이를 위해 화음쳄버오케스트라는 미술 작품을 무대 위에 설치, 작품에 영감을 받은 새로운 창작곡을 해당 미술작품과 함께 선보입니다. 관객은 공연장에서 미술과 음악이 어떻게 장르의 경계를 넘어서 교감하는지 직접 볼 수 있으며, 또한 관객도 스스로 미술과 음악의 경계를 넘나들며 보고, 듣고, 느끼는 공감각적인 예술적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2008년 5월 11일 (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제29회 화음쳄버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에서는 미술작가 이재효의 작품 ‘0121-1110=108021’을 무대 위에 설치, 작품을 감상하며 그 작품에 영감을 받아 작곡한 임지선의 곡 <화음 프로젝트 Op. 62, ‘Shadow of Shadow’>를 감상하기도 하였습니다.
오는 8월 11일 (월)에 열릴 제30회 정기연주회는 영화 필름을 소재로 다채로운 색 속에 숨겨진 이미지를 표현하며 미주와 유럽, 아시아 지역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미술작가 김범수의 최신작(작품명: 미정)과 그의 작품에 영감을 받아 작곡한 전상직 서울대학교 작곡과 교수의 곡 <화음 프로젝트 Op. 66, “Beyond Description” for Strings (2008)>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특히 이번 김범수 작가의 작품은 CJ엔터테인먼트의 영화 ‘바보’의 필름 후원을 받아 현재 제작 중에 있으며, 8월 11일 공연장에서 처음 선보일 예정입니다. 그 외에도 한국의 대표적인 첼리스트 조영창과 함께 하이든 첼로 협주곡 제1번 C장조, 드보르작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 E장조, Op. 22 등이 연주될 예정입니다.
음악과 미술의 만남! 열악한 창작음악계의 새로운 대안
이미 서로 다른 영역의 예술이 함께하는 작업은 오래 전부터 이루어져왔고, 미술과 음악 또한 다양한 시도를 통해 서로의 발전에 도움을 주고 있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갤러리나 미술관에서 소규모로 공연을 하거나 공연장의 스크린을 통해 소극적으로 이루어지거나 단발성에 그쳐왔습니다.
그러나 화음쳄버오케스트라는 ‘화음 프로젝트’를 통해 39여명의 작곡가와 함께 총 65개의 작품을 선보이며 미술과 음악이 만나 새로운 예술을 형성하는 작업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2007년부터 CJ문화재단의 후원으로 화음프로젝트의 공연 회수와 지역을 확대해 국내외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연주하며 큰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화음의 노력은 전시 작품의 주제나 이미지를 다양한 기법의 실내악으로 작곡, 연주하여 우리의 보편적 정서를 확인하려는 시도로서 큰 의미를 가집니다.
또한 화음은 현대음악은 어렵고 재미없다는 편견을 ‘음악과 미술의 만남’이라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며 열악한 환경의 국내 창작음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주로 클래식 현대 음악을 작곡되나, 종종 국악 등과의 접목 등을 통하여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왔습니다. 이 같은 화음의 노력은 음악이 존재하는 본질적인 기능인 작곡, 연주, 청중을 동시에 아우르는 기획을 통해 생산, 유통, 소비의 역할을 하는 각각의 요소가 유기적 관계를 맺고 서로 영향을 주며, 스스로의 영역도 함께 넓혀가는 이른바 살아 움직이는 순환적 커뮤니케이션을 만든다는 점에서 음악계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과거 음악발전의 원동력이었던 ‘현장성의 회복’을 통하여 창작음악의 현실적 모순인 수요와 공급의 단절을 자연스럽게 극복하려는 프로젝트로 음악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작가노트
대중문화 속의 이중적인 모호성에서 출발된 나의 작업은 숨겨진 나의 감성 “HIDDEN EMOTIONS”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또한 나는 대중문화 속에 격리된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탐구하는데, 그것은 다양한 문화의 체험과 정체되지 않은 사고로부터 나의 작업을 확립하고 다양한 문화와 나의 경계를 좁히는 것에서 비롯된다. 이렇듯 독창성 정립과 모든 것과의 끊임없는 투쟁 속에서 숨겨진 솔직한 감성을 이끌어 내는 것이 내 작업을 지탱하는 목적이다.
나의 의도는 이소룡 세대의 잊혀진 혹은 무디어진 감성의 부활을 이끌어내는 것이며, 그이후의 세대와는 새로운 대화의 가능성을 꿈꾸는 것이다. 이는 감성의 중폭의 과다로 인하여 오히려 마비되어가는 현대인의 감성과 향수를 자극하고, 디지털 문화의 정교함과 영상세계의 무한한 유동성으로부터 과거 뒤편으로 사라진 추억의 연민과 낭만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맹목적으로 과거의 재생을 꿈꾸는 것이 아닌, 새로운 미적 체험을 통하여, 기존의 회화와 조각적 순수미술의 표현방식과 영화적 요소와의 차별성을 갖는, 미술의 해체와 재구성을 통한 아나 로그 세대와 디지털세대와의 문화적 거리를 좁히고, 그 사이에 숨겨져 있던 감성을 재발견 하는 것이다.
최근 나는 한가지의 주제로 일관된 작업을 해왔다. “HIDDEN EMOTIONS” 이라는 제목의 연작은 물질과 빛의 상호작용에 의한 재료의 실험과 가능성에 대한탐구였다. 그것은 공연장면, 다큐멘터리 그리고 흑백필름 등 이미 상영되었거나 용도 폐기된 다양한 종류의 필름을 한곳에 모아서 재조립하는 데서 출발하였으며, 빛이라는 인위적 요소를 개입 시켜, 유동적인 빛의 흐름과 필름속의 부동적인 이미지를 결합시켜 영화 속 이미지의 생명력을 재확인 하며, 이를 조형적 언어로의 전환을 통한 순수예술로의 전환을 꾀하는 과정 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영화적 기법이나 비디오 등의 그것과 의 차별화로 가능해 졌으며, 이는 순수미술의 어법을 통하여 필름의 평면적 특성과 투 영성 을 이용하여, 필름을 자르고 붙이어서 새로운 이미지들 속에 나의 감정과 상념으로 재편집하게 된다. 이는 영화적 맥락이 아닌 미술에 대한 나의 정체성의 표현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의 작품 속에는 다양한 역사와 배경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정지된 상태에서 존재한다. 35mm, 16mm, 8mm 속의 각각의 집약된 기억 들은 시간과 공간을 통하여 새로운 미적 언어로 확장되며, 그 내용들은 나와의 교감을 통하여 재편집되고 새로운 경험을 통하여 나의언어 안에 새로운 영역으로 존재하게 된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 자신의 숨겨진 감성을 찾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