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디언 브라스가 캐나다와 북미를 대표한다고 칭송받는 이유는 비단 그들의 명칭 때문만은 아니다. 엄격한 고음악에서 자유분방한 재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섭렵하는 그들의 풍부한 상상력과 대가적 기질은, 그 자체로 북미의 시원한 감수성을 대변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들은 현존하는 최고의 금관5중주단이다. 재즈적인 어법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마련인 브라스의 특성상, 금관 연주그룹 쳐놓고 재즈나 민속음악의 통속성에서 자유로운 연주자는 없다. 캐나디언 브라스도 재즈적인 정취가 물씬 풍기는 현대음악과 민속음악에 강하다. 그러나, 가브리엘리와 알비노니를 연주하는 캐나디언 브라스를 보면, 재즈와 포크 만으로 그들의 음악을 한정짓기 어렵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클래시컬한 정격성과 자유분방한 낭만을 동시에 갖춘 야누스적 존재들이 캐나디언 브라스일 것이다. 전국을 순회하는 이번 내한공연에서, 이들은 다른 어느 공연보다도 통영국제음악제의 레퍼토리에 가장 많은 고음악을 포함시키면서 음악제의 중후함과 품위에 일조하려는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모차르트의 론도와 바하의 토카타 & 푸가를 포함하여, 프레스코발디, 가브리엘리, 알비노니 등의 품격 높은 고음악과, 토비, 헨더슨 등의 낭만적인 요즘 음악을 함께 선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