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발디, 그리고 피아졸라
눈부시게 찬란한 두 번의 사계(四季)
바로크의 질서와 탱고의 열정을 한 무대에서
바로크 음악의 거장 비발디 <사계>와 탱고 음악의 완성자 피아졸라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를 한 무대에서 만나는 특별한 기회가 찾아온다. 안토니오 비발디(Antonio Vivaldi, 1678-1741)는 49곡의 오페라, 450여 곡의 협주곡, 23곡의 신포니아 등을 작곡한 바로크 시대 최고의 작곡가이다. 비발디 오페라 <올림피아데>는 1734년 베니스에서 초연하였으며, 서곡은 경쾌하면서도 현악 앙상블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빠르게-느리게-빠르게’의 전형적인 바로크 스타일 협주곡 구성이다. 이어지는 ‘사계’는 작품집 <화성과 창의의 시도>에 수록된 1~4번 협주곡으로,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을 테마로 계절별로 각 3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품이 넘치면서도 화사하고, 생동감 있는 선율로 12개의 악장이 모두 유명하여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정열적인 아르헨티나에서 탄생한 탱고음악의 대명사 아스토르 피아졸라(Astor Piazzolla, 1921-1992)는 반도네온 연주자이자 탱고 작곡가로, 클래식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독창적인 ‘누에보 탱고’로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비발디의 ‘사계’에 영감을 받아 항구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절을 음악으로 묘사한 피아졸라의 ‘사계’ 역시 그가 남긴 ‘Adios Nonino’, ‘Libertango’, ‘Oblivion’ 등과 함께 명곡으로 우리 곁에 남아 있다.
1725년 발간된 비발디의 ‘사계’와 1964년~1970년 발표된 피아졸라의 ‘사계’는 대략 240~245년 정도의 시차를 두고 완성된 작품이다. 그 시간의 간격을 메우기 위해 뛰어난 연주자들이 함께한다. 폭넓은 레퍼토리의 보유자로 바로크 음악에도 정통한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와, 세계적인 바로크 연주자들과 함께 수학한 고음악 전문 예술단체 콜레기움 무지쿰 서울이 호흡을 맞추는 본 공연은 18세기 유럽과 20세기 남미 아르헨티나의 정취를 고스란히 전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