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로 그린 물의 여정”
물은 자유롭고 유연합니다. 이제껏 많은 작곡가들이 물의 음형에 탐닉해왔습니다. 오선지 위에 다양한 아르페지오를 등장시켜 유장히 흐르는 물결을 표현했고, 통통 튀는 물방울을 묘사하기 위해 짧은 스타카토를 연속적으로 활용하는가 하면, 페르마타의 긴 잔향으로 고요한 수면의 정경을 전달했습니다. 피아노는 물의 물성에 가장 잘 어울리는 최적의 악기였습니다.
“유장하되 유기적인 흐름”
피아니스트 조은아는 이번 독주회를 위해 물을 주제로 한 10개의 작품(8명의 작곡가)을 선곡했습니다. ‘피아노로 그린 물의 여정’은 물의 근원으로 시작해 뱃노래를 거쳐 대운하와 바다로 이어지는 거대한 물길을 아우릅니다. 이 깊고도 먼 물길은 물의 음형에 스민 각기 다른 시대의 작곡기법을 드러내기도 하고, 대중음악과 한국 작곡가에 이르기까지 변화무쌍한 물의 경계를 맘껏 넘나들기도 합니다.
피아노로 그린 물의 여정, 그 깊고도 먼 물길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