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음악 이야기 세 번째, Maestri Italiani
앙상블 <소리>는 청중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가기 위하여 ‘현대음악 이야기’라는 기획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2007년에 경기도 영어마을에서 원어민 교사의 해설로 ‘어린이들을 위한 현대음악’ 연주회로 시작하여, 지난 6월에 두 번째 공연으로 ‘미니멀 음악’을 선보였다. 이번에 열리는 세 번째 기획공연의 주제는 ‘ Maestri Italiani’로 선정되었다.
바로크, 고전, 낭만 그리고 오늘의 음악에 이르기까지 유럽 작곡가들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작곡가 중 한 사람인 카를로 제수알도. 그의 생애와 음악을 다룬 살바토레 샤리노의 음악극 ‘유리 뒤의 목소리’가 무대에 오른다. 베리오 사후 최고의 이탈리아 작곡가로서 인정받고 있지만 국내에 거의 소개되지 못한 샤리노의 작품은 음악극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시도와 함께 음악계의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또한 20세기 이탈리아 거장 작곡가인 루이지 노노의 작품도 무대에 오른다. 전설적인 피아니스트 마우리치오 폴리니에게 헌정된 피아노와 자기 테이프를 위한 ‘...sofferte onde serene...’(...잔잔한 파동이 지속되며...)는 전자 음악과 어쿠스틱이 조화되는 경이로운 사운드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노노 못지않은 명성을 떨친 루치아노 베리오도 ‘ Maestri Italiani’라는 주제에 빠질 수 없는 인물이다. 그의 독주 악기를 위한 시리즈인 ‘세�차’는 초인적인 기교와 완벽한 구성으로 20세기의 중요한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많은 비르투오조 연주자들이 도전하고 있다. 클라리넷을 위한 <세�차 IX>를 통하여 베리오의 모더니즘과 앙상블 <소리>의 연주력을 모두 확인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브루노 마데르나의 노력이 없었다면 아마도 존재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현대 작곡가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쳤던 지휘자이자 작곡가인 마데르나의 ‘2개의 템포를 가진 현악사중주’는 이번 연주회를 더욱 뜻 깊게 만들 것이다.
이렇게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수놓아진 앙상블 <소리>의 ‘ Maestri Italiani’ 무대는 이탈리아의 현대뿐만 아니라 르네상스까지 아우르는 보기 드문 연주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