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반 한 음 한 음을 통해 감정을 뒤흔드는, 한 편의 동양화 같은 음악
김광민의 음악은 국내 아티스트에게 꽤나 인색했던 마니아들을 사로 잡았으며, 수요예술무대를 통해 쌓은 대중적인 인지도를 통해 그는 연주 분야에서는 몇 안 되는 스타가 되었다. 김광민의 연주에는 화려한 기교는 없다. 하지만 건반 한 음, 한 음을 통해 사람의 감정을 뒤흔든다. 그의 음악은 현란한 색으로 화폭 하나를 가득 채운 숨막히는 그림이 아닌, 검은 먹선 몇 개로 그려졌지만 푸근한 여백이 아름다운 동양화라고 할 수 있다. 가만히 눈을 감고 그의 음악을 들으면 우리는 때로는 순수했던 유년기로 돌아가기도 하며, 뜨거운 사랑의 열병을 앓고 있는 청년이 되기도 하고, 흐려지는 시야 속에서 뒤돌아서는 첫사랑의 뒷모습이 떠오르는 마술에 빠져든다. 아티스트가 음악을 100% 가득 채워 청중들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지 않고 음 사이사이 관객들이 같이 호흡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에 가능한 마술이다. 그의 음악은 흡사 낡은 기억의 서랍장에 간직되어 있는 추억들을 보듬을 수 있는 아련함을 안겨준다. 아련함이라는 추상적 이미지가 사진이라는 도구를 통해 시각화 되는 마술을 이번 공연에서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재즈와 뉴에이지, 클래식의 경계를 활공하는 자유분방한 건반, 재즈 피아니스트 김광민
미국 버클리 음대 (Berklee College of Music)와 뉴 잉글랜드 컨서바터리 음대(New England Conservatory of Music)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현재 재즈 피아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김광민은 KBS 1FM의 <금요재즈>, MBC TV <수요예술무대>를 진행하며 우리에게 더욱 친숙해진 아티스트이다. 현재까지 총 5장의 앨범을 발매하며 연주 음악으로는 드물게 1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면서 특유의 따뜻하고 소박한 음색을 들려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