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적인 터치로 빚어내는 바흐의 명곡
프랑스 첼리스트 쟝 기엔 케라스와의 2010년 듀엣 무대에서 다채로운 음색과 독특한 뉘앙스로 프랑스 음악의 진수를 여실히 보여줬던 알렉상드르 타로가 6년 만에 다시 LG아트센터 무대에 선다. 특색 있는 음반을 꾸준히 선보이며 매니아 팬층을 형성하고 있는 타로는 이번 무대에서 J. S 바흐의 대표적인 건반악기 독주곡이자 타로 스스로 ‘에베레스트’라 부르는 ‘골드베르크 변주곡(Goldberg Variations, BWV 988)’을 연주한다.
알렉상드르 타로는 프랑스 피아니즘을 가장 이상적으로 구현하는 연주자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의 다채로운 디스코그래피를 살펴보면 바흐, 스카를라티, 라모, 쿠프랭 등 피아노로 연주한 바로크 레퍼토리 역시 하나의 큰 축을 이루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음반들은 바로크 음악에 대한 타로의 진중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감각적이고 자유분방한 면모를 보여주기에 충분했기에 많은 팬들이 그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기다려왔다. 처음과 마지막 아리아 사이에 견고하게 구축된 30개의 변주 속에서 건반악기의 다양한 기교와 함께 삶의 희로애락을 망라하여 느낄 수 있는 명곡인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수많은 건반악기 연주자들이 도전하고 있는 곡으로, 타로 역시 가장 아끼고 좋아하는 음악으로 이 곡을 꼽은 바 있다. “모든 작곡가들의 아버지인 바흐 앞에서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는 타로는 9개월간 가진 안식기 동안 오로지 골드베르크 변주곡만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탐구하면서 음 하나하나, 마디 하나하나의 해석에 공을 들였다. 그리하여 마침내 2015년 가을 발매된 그의 골드베르크 변주곡(Erato)은 신선한 아이디어와 생동감 넘치는 호연(好演)으로 탄생하여 평단과 애호가들의 기대를 한껏 충족시켜주고 있다.
아마도 건반악기 독주곡 가운데 가장 긴 연주시간과 완벽한 형식을 담고 있는 ‘골드베르크 변주곡’. 이제 남다른 색채와 터치, 재기 넘치는 아이디어로 가득한 알렉상드르 타로가 80분간 피아노로 들려주는 바흐의 역작을 만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