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존경 받는 고음악 전문 소프라노, 엠마 커크비
수정같이 투명하고 맑은 음색으로 고음악계에서 높이 추앙받고 있는 소프라노 엠마 커크비(Dame Emma Kirkby)가 오는 4월 자신의 오랜 파트너인 런던 바로크(London Baroque)와 함께 찾아온다. 특히 이번 연주는 자신의 60세 생일을 기념하여 마련된 것으로 “셰익스피어 인 러브(Shakespeare in Love)”라는 부제를 가지고 16-17세기 영국 음악 속에 살아있는 셰익스피어 문학의 흔적을 찾는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영국의 유력 음악 전문지인 BBC뮤직 매거진이 ‘역사상 최고의 소프라노 20명’ 가운데 한 명으로 꼽은 엠마 커크비는 정규 음악 교육을 받은 바 없이 옥스포드에서 고전학을 전 공하다 24세가 되어서야 음악을 시작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럼에도 커크비는 누구보다도 꾸밈없이 청순하고 순수한 음색과 함께 가사가 주는 의미를 뛰어나게 살리는 정교한 표현력으로 명성을 쌓았으며, 특히 영국 르네상스 시대 성악곡의 독보적인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셰익스피어 문학 속에 살아있는 사랑의 노래
엠마 커크비는 이번 내한공연에서 런던 바로크와 함께 셰익스피어 당대 또는 후대에 그의 희곡에서 영감을 받은 노래를 부른다.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가 상연될 때(1611년) 삽입되었던 로버트 존슨의 곡을 포함하여, <한여름 밤의 꿈> 초연 후 한 세기가 지난 후에 각색된 헨리 퍼셀의 세미 오페라 <요정여왕> 중 아리아, 토마스 안의 “4개의 셰익스피어 노래” 등 고전 문학과 음악이 어우러진 고풍스런 정취를 엠마 커크비의 천상의 목소리로 만끽할 수 있는 보기 드문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