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 6일 개최되었던 <작곡가 강은수의 “그리운 만남”>의 후편이다. 일상적인 일, 느낌, 생활을 소재로 관객과 교류하는 작곡세계를 펼쳐나가는 작곡가 강은수의 ?즐거운 편지“는 작곡가가 1993년 그의 시“ 시월에“ 를 5개의 연가곡으로 만든 이래 계속적으로 작업해 오던 황동규 시인의 70회 생신을 축하 드리며 황동규 시인의 시만을 가지고 무대를 꾸민 것이다. 황동규 시인의 시가 직접적으로 가사가 하여 가곡으로 감상하고 (연가곡 시월, 봄날에, 풍장, 즐거운 편지), 그 시를 토대로 한 영감으로 기악곡으로 감상하고 (가야금 독주를 위한 봄날에, 대금독주를 위한 기항지, 호른 앙상블을 위한 서주와 진혼곡) 직접 시를 낭송(즐거운 편지)하기도 하는 종합적인 무대를 꾸몄다. 양희은과 함께 여성시대를 진행하는 방송인 강석우님을 모셔서 함께 이야기도 나누고 그가 낭송하는 애송시 “즐거운 편지”를 들으며 그 시를 가곡으로 세계초연을 하며 황동규 시인의 시에 청중들과 함께 흠뻑 빠져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음악이 문학이 일상과 만나는 기획이다. 현대음악의 난해함을 양보하며 관객, 청중과의 교류를 꾀하는 또 다른 형태의 무대이다. 편지가 즐거운 것은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일진대, 그것이 특히나 즐거운 사람들이 있다. 편지란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나누는 사랑의 언어,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들이 나누는 일상적인 대화, 때로는 부칠 용기가 없어 그대로 봉해져 냇물 위에 던져지던지, 병에 담겨 바닷물에 띄워지던지, 편지를 쓰는 이는 그 편지를 통하여 마음이 즐거워지는 것이다. 편지지에 또박또박 글씨를 쓰고 봉투에 넣어 우표를 부쳐 그것이 상대방에게 도착되었을까 가슴을 졸이며 기다리다 그 편지가 다시금 자기 손에 답장으로 돌아올 때의 기분이란 지고의 행복이 아닌가? 그 편지는 요사이 이 메일로 대체되었다. 그러나 이 메일을 클릭하고 답장이 도착되는 순간까지의 가슴의 방망이질, 도착된 메일을 클릭하여 열어보는 그 순간의 기쁨. 봉투를 여는 기쁨은 아니지만 편지를 읽는 그 기쁨은 여전한 것이다. 20대의 3년 반의 유학생활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간 5년여 유학 생활 동안 얼마나 많은 편지들이 오갔는지, 그것들이 얼마나 많은 기쁨과 용기를 주었는지. 편지들은 나에게 즐거움이고 존재였다. 우리 즐거운 편지를 쓰자. 즐거운 편지를 부치자. 즐거운 편지를 읽고 행복하자. 그것은 바로 시인의 마음이요 가난한 마음이고 행복한 마음 아닌가. 첫무대 시월부터 시작된 계절여행은 풍장으로 늦가을, 겨울을 지나 봄을 맞이하는 순서로 꾸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