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크에서 현대까지 천 년을 아우르는 소프라노
세계 음악계에서 보기 드물게 서양음악사의 양끝인 고음악과 현대음악의 스페셜리스트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소프라노 서예리가 오는 10월 처음으로 국내 단독 리사이틀을 연다.
음악계가 ‘천 년을 아우르는 소프라노’로 칭하는 서예리는 수정 같이 맑은 음색,
한 치의 어긋남도 없는 정확한 음정, 또렷한 딕션 구사, 거기에 학구적인 해석이 더해진 남다른 음악성으로 고음악과 현대음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서예리는 2003년 르네 야콥스가 지휘하는 몬테베르디의 오페라 <오르페오>로 데뷔하여 헤레베헤, 카위컨, 스즈키, 슈페링 등의 바로크 거장들과 작업함과 동시에, 아무리 복잡하고 까다로운 현대곡일지라도 명쾌하고 흥미진진하게 소화함으로써 진은숙, 피에르 불레즈, 볼프강 림 등 우리 시대 거장 작곡가들의 찬사를 한몸에 받고 있다. 특히 2010년 베를린 음악축제에서 불레즈의 “Pli selon Pli”를 불러 작곡가로부터 “서예리의 크리스탈 같은 목소리로 내 곡이 연주된 것은 크나큰 영광”이라는 극찬을 받으며 곧바로 루체른 페스티벌에 초청받기도 했다.
2010년 베를린 고음악 아카데미와 바흐의 소프라노를 위한 칸타타로 바로크를, 2012년 서울시향의 ‘아르스 노바’에서는 경찰모에 채찍까지 들고 통쾌한 현대음악을 국내에 각각 선보였던 서예리가 이번 자신의 첫 단독 리사이틀에서 자신의 주종목을 1부와 2부에 나눠 펼쳐보일 예정이다. 오르간 반주로 몬테베르디 등의 바로크를 1부로, 피아노 반주의 베리오, 진은숙 등 21세기를 2부로 구성한 이번 리사이틀은 옛 음악은 현대적으로, 새 음악은 고전을 대하듯 자유롭게 넘나드는 팔색조 서예리의 진면목을 한무대에서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