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반드시 봐야 할 피아노 공연
여기 두 명의 피아니스트가 있다. 한 명은 현재 프랑스에서 가장 핫한 클래식 피아니스트며 다른 한 명 역시 프랑스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재즈 피아니스트다. 각기 다른 영역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두 명의 피아니스트가 만났다. 알렉상드르 타로와 밥티스트 트로티농의 만남은 2011년 5월 17일 프랑스 L’epau 페스티발에서 단 한차례 이루어졌다. 페스티발의 특별 프로그램으로 자국을 대표하는 클래식과 재즈의 대표 연주자를 초대하여 듀오 공연을 의뢰한 것이다. 바톡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작품에서 라모, 르그랑 등의 프랑스 작곡가 그리고 밥티스트 트로니농의 작품까지 클래식과 재즈를 넘나드는 아주 특별한 공연이 펼쳐졌다. 하지만 각기 워낙 바쁜 연주 일정을 보내고 있는 뮤지션이라 그 날 이후 듀오 피아노 공연의 기회를 갖지 못했다. 이제 1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 그 두 번째 만남이 오는 6월 15일과 16일 한국에서 이루어진다.
알렉상드르 타로는 “프랑스 피아니즘을 가장 이상적으로 표현하는 연주자”란 평가를 들으며 다리우스 미요, 에릭 사티, 라모 등 바로크에서 현대 시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프랑스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하였으며 스칼라티, 쇼팽의 작품을 자신의 개성적인 스타일로 연주하여 타로 현상을 일으킨 프랑스 클래식계의 슈퍼스타다. 이런 그이기에 재즈 피아니스트와 듀오 공연을 한다고 해도 많은 이들이 고개를 끄떡이고 연주를 기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밥티스트 트로티농은 2000년 이후 현 프랑스 재즈계를 대표하는 뮤지션으로 재즈의 기본적인 피아노 트리오에서 피아노 솔로, 쿼텟, 오케스트라와의 협연까지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프랑스 재즈의 자랑이다. 특히 그의 뛰어난 작곡 솜씨는 이미 여러 오케스트라와 피아니스트를 통해 검증을 받았기에 두대의 피아노를 위한 편곡과 클래식 작품에 대한 재해석에 많은 기대가 모아질 수 밖에 없다.
공연 프로그램
두 대의 피아노 사이의 협연을 볼 수 있는 듀오 공연은 흔치 않다. 게다가 두 명의 클래식 피아니스트가 아니라 클래식 피아니스트와 재즈 피아니스트와의 듀오 공연은 더욱 더 보기 힘들다. 이런 희소적인 연주 구성만큼이나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이 공연 프로그램이다. 6월 15일과 16일 국내에서 연주할 프로그램은 작년 레포 페스티발에서의 프로그램과 거의 일치한다. 우선 듀오 편성으로 벨라 바톡의 ‘Mikrokosmos’에서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연습곡 - Bulgarian rythm, Chord and trill study, Perpetuum mobile, Short canon and its inversion, New hungarian folk song, Chromatic invention, Ostinato을 연주할 예정이다. 또한 알렉상드르 타로의 이름을 전세계에 알린 그의 초창기 대표작 라모의 새로운 클라브생 모음곡집 중에서 ‘Gavotte et doubles’를 두 대의 피아노 버전으로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밥티스트 트로티농가 기존 자신의 음반을 통해 발표한 대표곡들 - Hymn, Home, Langsam, Music For A Whil을 특별히 두 대의 피아노 버전으로 재편곡하였다. 두 대의 피아노가 빚어내는 협연뿐만 아니라 각자의 역량을 뽐낼 수 있는 솔로 무대도 준비되었다. 타로는 프랑스가 나은 위대한 영화음악가이자 작곡가 미셀 르그랑의 작품 중에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주연 및 감독을 맡았던 영화 <옌틀>의 모음곡을 피아노 버전으로 들려줄 예정이다. 지금까지 여러 차례 내한공연을 가진 그이지만 이 곡을 연주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반면 트로니농은 유명 클래식 작품을 주제로 재즈의 즉흥연주를 가미해 새로운 연주를 들려줄 예정이다. 작년에는 슈베르트의 즉흥곡을 주제로 연주를 하였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어떤 곡을 선택할지 공연직전에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