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오페라 <티토왕의 자비>의 세르빌리아 역으로 뉴욕 메트에 화려하게 데뷔한 홍혜경은 질다(리골레토), 수잔나(피가로의 결혼), 밤의여왕(마술피리), 나비부인(나비부인) 등 동양인 소프라노에게 고정적으로 주어지는 배역을 피해, 자신의 음역과 음색에 적합한 배역을 맡아 철저한 인물연구로 완벽한 자신의 ‘role’을 만드는데 성공하였다.
메트 콩쿠르우승 후, 홍혜경은 신인으로서는 엄청난 행운인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의 비올레타 역을 제안받았으나, 자신의 목소리가 그만큼 자라지 않았다는 판단으로 정중히 고사하고 1년을 기다려 세르빌리아로 데뷔하였다. 홍혜경의 판단은 적중하여 현지의 언론으로부터 ‘마치 18세기 그림에서 튀어나온 소녀같다’는 평을 받게 된다. 같은해 미국을 대표하는 4인의 젊은 성악가로 선정되어 카라얀의 초청으로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 참가하고, 그 이후 차근히 경력을 쌓아 뉴욕타임즈 등으로부터 이 시대 가장 촉망받는 성악가로 선정되기에 이른다.
이러한 프로의식으로 맡는 배역마다 ‘마치 홍혜경을 위해 창조된 배역’이라는 세간의 평을 받으며 반짝스타가 아닌 카리스마를 가진 부동의 스타로 세계 주요 오페라 무대에서 롱런하고 있다.
오페라의 히로인, 홍혜경
홍혜경은 이미 여러 차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나는 노래를 부를 수 있을 때 까지 오페라 무대에 서겠다. 오페라야말로 내 음악인생의 시작이자 마지막이다.” 라고 할 만큼 오페라 가수로서의 애정과 프로페셔널리즘을 가지고 무대에 섰다. 어떤 배역이 주어지던지 그녀만의 해석과 집중력으로 세계 유수의 언론들로부터 ‘완벽한 캐스팅’이라는 높은 찬사를 받아오고 있다.